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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14 [기자회견]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
기타2013.06.14 23:11


차별과 혐오를 넘어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
- 올바른 차별금지법 반드시 제정합시다

19대 국회에 들어서 발의되었던 차별금지법안들이 발의 의원들에 의하여 자발적이란 형태로 입법 철회된 지 어느덧 50여 일이 되어 간다. 2013년 2월 민주당의 김한길 의원과 최원식 의원이 각각 차별금지법안을 대표발의하였지만 3월 말부터 보수 기독교 세력이 조직적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거세게 반대하자, 그 법안들은 발의된 지 채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2013년 4월 23일 결국 입법 철회되였다. 반대 세력의 목소리에 또 다시 입법 시도가 좌절된 차별금지법은 이렇게 다시 한번 정치적 협상의 거리가 되는 역사를 반복하였다.

이처럼 차별금지법이 철회된 후로 최근의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상황은 겉보기엔 잠잠해진 분위기라 볼 수도 있겠다. 발의안에 서명하였던 의원 사무실에는 항의전화와 비난전화가 빗발쳤고, 온라인 공간에서 차별금지법을 ‘망국 법’,  ‘동성애 조장법’ , ‘종북주의자를 위한 법’, ‘반대하는 자신들의 입에 자물쇠를 걸기 위한 악법’이란 식으로 근거도 없는 비난성 댓글이 무성하였던,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4월 말에 보였던 광란의 모습이 최근 들어선 겉보기엔 조금씩 잠잠해지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안의 뜨거움은 전혀 식지 않았다.

지난 5월 24일과 6월 7일에 몇몇 일간지에는 예전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해 온 보수 기독교 계 중 한 단체인 한국교회언론회 명의로 ‘차별금지법 제정 논란과 동성애에 관한 기독교의 입장’라는 제목 하의 전면 광고가 나갔다. 이 광고는 ‘차별금지법은 동성애를 조장하는 독소조항을 내포한 법이기에 왜 이 법을 제정하면 안 되는지’라는 동성애 혐오적이자 차별을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이러한 예처럼,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세력의 획책과 혐오폭력은 이제는 몇 번째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점점 더 집요해지고 노골적이 되고 있다.

차별금지법에 대한 보수 기독교와 제계 등 반대 세력의 이러한 반발과 차별조장 행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2007년에도 보수 기독교와 제계의 반대로 7개의 차별금지사유가 삭제되었던 누더기 차별금지법 사태가 있었다. 2010년 법무부는 1년 여에 걸쳐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특별분과위원회를 1년 여 동안 구성·운영까지 했음에도 반대 세력의 눈치를 보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않았으며,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시민사회에서 오랜 기간 준비해 발의한 차별금지법안(권영길 의원 대표발의) 역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회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이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압박이 있어 왔음에도 한국정부는 소극적 답변만 반복하다가, 2012년 UN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제도(UPR)에서 또 다시 권고를 받은 후인 올해 2월에야 권고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다시금 밝혔다. 그리고 이에 따라 법무부는 포괄적인 차별금지법 제정 계획을 발표하였고 연내 발의를 목표로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법무부는 현재 법안 발의 준비를 위한 추진단의 구성이나 논의 내용과 절차, 향후 구체적 계획 등에 대하여 투명하게 공개조차 하고 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2007년 ‘누더기 차별금지법’에 귀책사유가 있었던 법무부이자, 2010년에도 아무런 논의의 진전이나 성과도 내지 않았던 법무부이기에, 현재의 과정 역시 우려의 시선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올해 초 UPR의 권고에 따라 법무부가 제정 계획을 발표하자마자 보수 기독교 세력의 반대 움직임은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처럼 정부와 국회마저도 극우보수 세력, 보수 기독교 세력과 마찬가지로 차별을 오히려 방관하거나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인권과 평등, 차별받지 않을 권리 자체가 종교적 논리와 경제적 이해관계, 정치적 협상을 통해 타협될 수 있는, 찬반 논쟁의 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 한국사회의 현재 모습인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차별금지법을 둘러싸고 진행된 과정은 단지 찬반 논쟁의 과정이 아니다. 이 과정은 왜 한국사회에서 차별금지법이 시급하게 필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몇몇 언론매체에서는 차별금지법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급하게 차별받는 소수자의 절박한 사례를 여기저기 문의하고 있지만, 정작 지금까지 이처럼 험난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제정 과정이야말로 가장 두드러진 차별의 국면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차별금지법안 철회 사태를 겪으면서 차별금지법 이슈 자체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 인권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이 더 널리 확산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차별은 더 이상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는 사실을 공감하고 있으며,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타인을 차별할 권리를 요구하는 이들의 기만성과 폭력성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작금의 상황에서 차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어떤 의미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이제는 다시 한번 모두가 누려야 할 차별받지 않을 권리, 인권과 헌법상의 평등 가치를 얘기할 때이다.

국회와 정부에게 우리가 요구하는 바는 단지 “어떻게든 빨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가 아니다. 우리는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올바르고 제대로 된 차별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 나아갈 것이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를 비롯하여 이 자리에 모인 이들, 그리고 반차별의 가치와 인권의 가치에 따라 함께 연대하는 이들은 “나를 위한 차별금지법이자, 당신을 위한 차별금지법, 그리고 예외 없이 모두를 위한 차별금지법“을 원한다.

그러한 기조 아래, 최근 성소수자와 이주민을 주 대상으로 삼아 벌어지는 혐오와 차별 선동에 적극 대응할 것이며, 차별금지법에 대한 온갖 반대 논리들에 맞서 인권과 평등을 내세우며 나아갈 것이다. 또한 현재 한국사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둘러싸고서 벌어지고 있는 숱한 차별적 행위와 혐오의 만연됨을 국내외에서 이슈화시키며 연대를 확장해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법무부를 비롯하여 국회 등 차별금지법을 발의하려는 이들이 자신들의 법안에 반차별과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담보하는지 계속 주시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서, 정부나 국회가 정치적, 종교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법안을 타협하면서 반차별,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훼손하고 ‘차별적인 차별금지법’ 입법을 도모할 시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2012년 6월 14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가족구성권연구모임,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석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기독여민회, 녹색당, 동성애자인권연대,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반차별공동행동,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공동실천위원회,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섬돌향린교회,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인종차별반대공동행동, 성적소수문화환경을위한모임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언니네트워크, 연구집단 카이로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주사회연구소, 인권단체연석회의, 인권문화실천모임 맥놀이,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신당, 차별없는 사회를 실현하는 대학생 네트워크 [결],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통합진보당, 트랜스내셔널 위민즈 네트워크 ‘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기독교연구소,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Posted by 청년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