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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4.29 탈탈탈, 탈시설하자!
행사 보고2013.04.29 14:36




탈시설자립운동의 현황과 과제

"지렁이 꿈틀"이라는 다큐를 보고, 장애와 인권 발바닥행동 활동가들과 함께 자연스레 탈시설 자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일단 장애인 운동은, 1980년대 당사자운동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88년도에 정점을 찍었는데요, 패럴림픽 등 행사를 기점으로 했고 당시 일명 '거리청소'라는 부락민들을 시설에 수용하고 외곽화하는 작업이 정부에 의해 일어납니다. 그에 많은 사람들이 저항했고 집회가 많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일본도 당사자운동이 한국보다 2-30년 앞서 있습니다. 당사자들이 외국에서 경험하고 돌아오며 1990년대부터는 유학에서 돌아온 온 사람들과 당사자들이 만나며 활발한 운동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의 주제는 노동과 고용으로 고전적인 주제였지요. 그 이후 2000년대 초반 버스를 타자, 운동으로 이동권 투쟁이 일어나고 이동권과 연결해 활동보조(활동보조 서비스 이용시간 늘이기) 투쟁이 전면화 되었습니다. 지금은 탈시설 자립운동의 움직임이 일어납니다. 시설정책, 동정과 시혜로 수용하는 것을 탈하자는 운동으로 2003-5년 본격화되며 2006년 후에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탈시설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정리해보면, 장애인 운동은 현재 3.5기라고 할 수 있대요.

1기 개인인권침해에 대한 문제의식
2기 대형복지단비리에 대한 문제의식 (인화학교 서강재단 등)
3기 미신고시설에 대한 문제의식 (왜 장애인들을 '수용'하려고 할까?)
3.5기 현재, 탈시설 자립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여기쯤 오고 있습니다.
시설에서 나오고, 들어가지도 말자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에게는 시설이 당연히 왜 있어야 하는가?"이런 물음도 함께 가지고요.

서울시에서 탈시설 욕구 전수조사가 2008년 전국 최초로 행해졌습니다.
탈시설의사는 60, 70%였고 탈시설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장애인들은 집, 활동보조, 소득, 일자리 등을 순서대로 꼽았습니다. 이후 전국적으로 조사가 확대되었으나 대동소이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집과 소득이 있다면 탈시설에 대한 긍정은 80, 90%가 되겠지요.

탈시설을 원하는 장애인들이 이토록 많기에 장애인권단체에서는 자립주택과 자립보조금 등을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모자라지만 체험홈이라고 불리는 자립체험 시설이 50여개 마련되었습니다. 시설에서 나와서 실제 독립생활을 하기 전 장애인들이 모여서 공동주거를 하는 임시 공간입니다. 세미나를 시작하며 본 다큐 '지렁이 꿈틀'에서는 느티나무 체험홈이 나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 꼭 한번 찾아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시설의 문제점이 자꾸만 나오는 이유는 시설이 신고제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허가제가 아니라 일정요건 이상을 충족하여 등록하면 바로 운영이 가능한 것이지요. 이런 시설은 법인도 있지만 개인운영시설이 엄청 많고 그 수는 알 수 없습니다. 개인운영시설연합이라는 곳에서는 800개 이상이라고 하지만, 미신고시설 특히 기도원 등의 형태로 종교기관의 지원을 받는 곳은 통계가 잡히지 않습니다. 장애인 시설은 우리가 생각할 때 흔히 공공시설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운영하는 사람들은 장애인 삼십명 이상이 되면 보조금과 기초생활수급 그리고 장애인연금까지 관리하게 되기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한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장애인 시설은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예로 지적장애인 시설의 경우 낮시간 장애인 4.6명 대 돌보미 1명이며,  퇴근 후 한 층에 1명이 상근하는 정도입니다.

대다수가 지자체 학교 급식의 남은 음식이 푸드뱅크라는 기부형태로 주어지기때문에 식비도 들지 않고 옷도 지자체에서 수거한 헌옷 등으로 입기 때문에 다른 비용도 들지 않습니다. 주거비는 장애인들에게 주어지는 연금 등과 시설에 보조되는 정부 세금 등이 있습니다. 이런 시설은 그 성격도 운영도 실제 공공성을 가지고 있지만 운영자들은 이것을 공공시설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사적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도원 형태의 미신고시설의 경우 장애인 시설을 담당하는 복지부와 종교시설을 담당하는 문화관광부가 서로 미루고 떠넘기며 관리의 책임을 지려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종교기관에 딸린 시설의 경우는 다행입니다. 지역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장애인 네댓명을 수용하는 소규모 시설은 정도를 가늠키 어려운 정도입니다.

우리 사회의 일원인 장애인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시설 바깥의 사회 경험이 없습니다. 지적장애나 발달장애의 경우 폭력적 행위가 특성일 수 있어서 그런 것을 불편해 하거나 비장애인이 보기에 불편하기 때문에 많은 장애인들이 시설에 수용됩니다. 장애인시설의 운영자처럼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많은 비장애인들 역시 장애인이 시설에 수용되는 것이 편한 것 같아 보입니다. 다수가 이런 식입니다. "우리들도 살기가 각박한데, 어쩌면 시설에서 편하게 서비스받는 게 좋을 수도..." 하지만 장애인들은 자기표현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들이 시설에서 살지, 사회에서 살지 선택할 수 있게 해야하는 것이지요. 그들은 통제하는 방법으로 시작해서는 안됩니다.

시설에서 편하게 서비스 받는다는 것은 우리의 짐작에 불과합니다. 많은 장애인들은 한 사람의 온전한 주체적 대접을 받지 못합니다. 몸이나 정신이 아프다는 이유로 반말과 하대에 가슴에 상처를 안게 됩니다. 영화 '도가니' 이후에는 잔인한 살인이나 성폭력 사건이 아니라 그러한 조그만 인권침해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되었다고 활동가들은 말합니다.

장애인 시설에서는 직원이 물론 있지만 경증장애인이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노동을 합니다. 월급은 당연히 주지 않고 여러 이유로 착복하고 운영자과 그 가족들이 많은 불로소득을 올립니다. 중대장 소대장 반장 군대처럼 조직생활을 하게 되고 재정이 없다는 핑계나,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크고 작은 폭력들이 묵인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어찌 시설에서 장애인들이 돌봄 서비스를 받고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노동착취의 경우는 자립훈련이라고 핑계를 대고 시설은 다수가 감옥을 본딴 복도식이고, 직원 한명이 감시하고 경증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이 서로를 돌보는 시스템입니다. 그들은 단 하루도 자신만의 공간과 사생활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성인이라면, 아니 어렸을 적에도 부모님의 간섭과 생활의 비밀이 있는 것인데 왜 아직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본인의 의사도 확인하지 않고 가두는 것인지요.

세습구조는 종교기관에서도 나타납니다. 대표는 가톨릭 사제지만 모든 재산이 그 신부의 동생의 이름으로 되어있다던가 하는 일은 흔한 일이지요. 법인으로 등록되면 열명의 피복비 주거비 의식비 100퍼센트 국가보조금을 받습니다. 그런 이유로 법인시설은 개인재산이 아니라 국가 공공시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영자들은 초기자본을 들여 땅사고 건물샀기에 내 사유재산이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은 사립학교와 똑같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세습이 이뤄지고 장애인연금, 수당, 기초생활수급비로 자식을 유학보내서 사회복지학을 전공시키고 교육받고 온 자식들이 부모에게서 시설을 물려받게 됩니다.

최근엔 인권이 아주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에 시설에서는 인권과 자립을 자신의 화두로 가져가며 내부적으로 교육한다고, 외부나 정부의 감시를 피합니다. 한발 앞서가는 법인시설들은 아파트를 사고, 지역사회에 체험홈을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계속 시설운영자 개인의 재산인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많은 시설들은 노동을 나누는 것만으로 공동체로 불립니다. 의지를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장애인시설들이 유지되고 미화되는 까닭은 시설 자본가를 돕는 선한 의지의 비장애인 봉사자와 지역주민들의 지지가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장애인 가족들이 자녀 혹은 부모 형제를 포기하게 되는 '국가'의 방관도 한 몫을 합니다. 고도로 산업화, 근대화된 국가이기에 노동력이 없는 장애인을 배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장애인 탈시설 자립운동은 시설 자본의 공고함과 근대산업국가의 본질을 공격하는 래디컬한 운동입니다. 

탈핵기본법이 에너지자립사회로의 전환을 이야기하듯이 탈시설기본법으로 장애인자립생활의 전환을 녹색당이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네댓명의 미신고시설인 가정집에서 시작하여 건물로 들어가고 후원금으로 요양병원까지 완성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진 장애인시설이 많습니다. 이는 꾳마을과 셩남재단 등이 존재하고 복지계 자체를 좌우하는 권력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복지부 vs 시설 "자본"에서 후자가 당연 우세합니다.
정부 vs 삼성의 싸움에서도 마찬가지지요.

장애인 주체 당사자 운동이 계속됩니다. 비리 등의 문제를 내부에서 고발하고 알리기 시작한 운동의 결론은 "비리가 없다고 시설이 좋아지는 게 아니다. 아무리 조아져도 시설은 시설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욕만한 것같습니다. 정부에서는 활동지원제도로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다 다릅니다. 한달에 국가에서 100시간을 기본적으로 제공하고 지자체에서는 각 단위별로 다릅니다. 예를 들면 지자체 재정이 충분한 송파구에서는 중앙정부, 서울시, 송파구의 지원을 다 합쳐 활동지원을 650시간 받기도 합니다.

서울이 제일 활동지원제도가 잘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울로 상경하려는 자립 장애인들이 많습니다. 지방에서는 너무나 열악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서울에서 1년 살아야 지원을 받을 수 있기때문에 탈시설한 후에자립 체험홈을 2-3개월 씩 전전하며 살기도 합니다.
지자체의 재정이나 공무원 개인의 성품에 따라 너무나 달라지는 장애인 지원제도는 중앙정부에서 지침을 딱 내려 지자체와의 부담을 확실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역별 편차를 상향평준화해야할 것입니다.


많은 장애인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체의 실질적 자기결정권입니다. 어떤 형태의 주거 형태든, 혼자서 살든 둘이서 살든 열댓명이 살든 다양한 주거 스펙트럼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회에 녹아드는 과정도 그렇습니다. 학교의 경우 홈스쿨링하든 학교다니든 특수학교 다니든 기타 등등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야 할 것입니다.
고로 최저 서비스 기준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학교, 병원, 군대, 감옥 모두 일정기간 후 나갈 수 있지만 장애인시설에서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나갈 수 없습니다. 나가서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도록 제도가 엉망이기때문입니다.
물리적 장애인들의 탈시설은 지역사회 체험홈이 만들어지며 이제까지처럼 완충과 적응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지적장애는 일반인들과 어울리기 어렵다는 통념이 비장애인들 머리에는 아직 깊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만나본 적이 없으니까요. 시설에서 나와야, 알 수 있고 비장애인들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녹색당은 탈핵과 마찬가지로 있는 시설 줄여가고, 자립 시설 늘려가는 탈시설 2020플랜(?)을 당론으로 정해가면 좋겠습니다. "탈핵 탈토건 탈시설" 녹색당에게 얼마나 멋진 목표인지요! ^^

Posted by 청년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