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2016.09.15 17:37


공권력을 꾸짖는 땅의 함성

- 왜 관료주의 사회의 공무원 강신명은 사과를 안 하는가? -


 먼저, 불과 한 해도 안 되어, 사과를 하지 않는 관료주의 사회의 공무원들에 대한 논평을 또 다시 내게 되는 것에 심히 깊은 유감을 표한다. 지난 9월 12일, 전남 보성의 선량한 농민운동가 백남기 농민을 폭행한 공권력에 대한 청문회가 폭행사건 열 달이 지나서야 겨우 열렸다. 비록 304일이라는 매우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열린 청문회이지만, 그래도 일단 청문회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경찰청장 강신명이라는 자의 말을 들어보니, 우리가 갈 길이 멀다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문회 현장에서 그는, “진압과정에서 누군가가 사망하거나 중태에 이르렀다면, 이럴 때 책임 있는 경찰청장으로선 어떤 입장을 밝혀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또 “결과적으로는 어떤 사람이 중태에 이르렀다면, 사과를 하는 게 맞지 않는가?” 하는 한 국회의원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하였다. “언제 어디서든 법률은 준수되어야 한다.” 그리고 “결과가 중요하다고 해서,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우리는 그의 두 마디 말에서 모순을 발견한다. 첫째, 그의 말마따나 “언제 어디서든 법률은 준수되어야” 해서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은 살수차 운용지침을 어기고 물대포를 백남기 농민의 머리를 향하여 매우 강하게 조준사격 하였으며[각주:1], 이로 인하여 부상자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구호조치 없이 방조하였는가?[각주:2] 만일 그렇다면 강신명의 주장은 ‘집회가 불법이었으니 경찰도 그 정도 불법은 행해도 마땅하다.’는 의미와 다를 바가 무엇이며, 또 그렇다면 ‘합법적 무력집단’인 경찰이 ‘불법적 무력집단’인 조직폭력배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대한민국 경찰청의 두목 강신명은 이에 대해 답하라.

 또한 그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해서,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해서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하였는데, 우리는 알고 있다. 대한민국의 관료주의 공무원 사회가 얼마나 성과 중심적이며, 결과 중심적인지를 말이다. 또한 우리는 알고 있다. 상급자가 잘못했을 때에는 어떻게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면서도 후임자에게는 상급자에게 무조건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라고 가르친다는 것을 말이다. 이는 관료제의 고질병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사과 한 마디 안 하는 것은 고위공직자의 위선이다.

 공교롭게도 청문회가 있었던 날 밤에는 전국각지를 울리는 강진이 있었다. 비록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단지 우연의 일치일 뿐이겠지만, 달리 본다면 이것은 단지 지진이 아니라 공권력을 꾸짖는 땅의 함성, 생명을 사랑하여 생명이 움트는 땅을 일구던 백남기 농민을 살려내라는 대지의 호령이다. 대한민국 경찰청의 두목 강신명은 이 땅의 울부짖음을 듣고 깨어나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하라. 비록 네가 지금은 알량한 수로 책임을 면할 수 있을지언정, 역사는 너를 결코 죄 없다 하지 않을 것이다.


2016년 9월 15일

청년녹색당



  1. 『살수차 운용지침』 “제2장 3. 다. 5) 직사살수를 할 때에는 안전을 고려하여 가슴 이하 부위를 겨냥하여 사용한다.”와 “6) 살수차 사용시 살수차와 시위대간의 거리 등 제반 현장상황을 고려하여 거리에 따라 물살세기에 차등을 두고 안전하게 사용하여야 한다.” 중 “시위대가 10m 거리에 있는 경우 1,000rpm(3bar) 내외” 위반. [본문으로]
  2. 『살수차 운용지침』 “제2장 3. 다. 9) 살수차 사용 중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즉시 구호조치하고 지휘관에게 보고한다.” 위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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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년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