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2015.03.02 19:39


기성회비 반환판결을 비웃는 국립대학 회계법 법사위 통과, 그 어디에도 청년은 없다


국회 법사위는 오늘(2일) '국립대학 회계법'을 통과시켰다. 국립대학이 그간 등록금에 포함하여 징수한 기성회비가 법적 근거 없는 부당이득이므로 반환하라는 법원 판결이 이어지는 와중에, 국립대 학 재정 체계에 새 회계를 신설하여 기성회비만큼의 금액을 징수하고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이 법안은 현 정부의 슬로건인 '비정상의 정상화'에 대적하는 '불법의 합법화'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특히 이 법안이 마련되고 통과되기까지의 과정 그 어디에도 청년세대에 대한 그리고 청년세대에 의한 고민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통탄할 따름이다.


지난 20년 사이 국립대학 등록금에서 기성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국립 학교 설치령에 의해 수업료가 면제된 학교도 기성회비를 징수했기에 학생이 부담하는 등록금이 있어왔다. 국립대학의 재정은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당연함에도 학부모의 자발적인 기부금인 기성회비를 강제로 징수하여 사실상 학생들에게 국립대학 운영상의 재정 부담을 비정상적으로 짊어지워 온 것과 다름없다. 지난 2010년부터 청년들이 제기한 기성회비 반환소송은 이러한 비정상 상황을 청산하기 위한 청년세대의 외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외침에 대한 성찰은 국립대학 회계법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국회 교문위는 법안 본문에 국가가 각 국립대학에 지원하는 출연금의 총액을 매년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였고 수업료 책정 시 학생 및 학부모의 부담을 최소화하여야 한다고 명시하였으니 충분하다고 설명했고 법사위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는 언어도단이다. 전국 대학에 설치되어 운영 중인 등록금 심의위원회의 파행과 학생의 회계심의권 침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던 정부의 국가장학금 확충은 막대한 불용예산처리로 돌아왔으며, 명목등록금의 인하를 위해 야당이 제안한 구체적인 출연금 확대 방안도 교문위 심사에서 폐기되었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학내 의결기구에 대한 학생 참여 보장 방안을 다룬 다른 법안이 도매급으로 폐기된 것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대체 어디에 청년세대에 대한 고민이 있는가. 대체 어디에 청년세대의 참여기회가 있는가. 기성 정치가 만들고 고쳐나가는 게임의 룰은 청년이라는 플레이어에게 하다못해 베타 테스트조차도 거치지 않은 채 오늘도 그들만의 패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립대학 등록금 문제라는 중대한 버그를 고치기는커녕 하나의 현상에 지나지 않는 국립대학 기성회비 반환소송에만 대응하는 기성 정치 그 어디에도, 청년은 없다.


2015년 3월 2일

청년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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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년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