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2014.06.25 15:25

[논평] 반복되는 총기난사 사건을 막기 위해 군대 개혁이 시급하다 

- 6.25를 맞아 군사주의를 생각하며


한국의 비장애인 남성 중에 적지 않은 수가 젊은 날의 2년을 군대에서 보낸다. 부모들은 아들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전역할 날 만을 기다린다. 수 없이 많은 군대 내 자살사건과 몇 건의 총기난사 사건 등으로 군대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군은 점차 개선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그렇지만 군대는 여전히 억압적이고 충분히 폭력적이다. 지난 6월 21일 22사단에서 일어난 탈영병의 총기난사 사건을 통해서 이를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이상행동으로 보아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희생자의 아버지조차 임 병장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군대의 열악한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였다. 청년 5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7명을 다치게 한 이번 사건은 군대 내의 억압적인 문화가 만들어낸 하나의 징후이다. 이를 계기로 군대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녹색당은 군 개혁과 관련한 대안을 내놓은 바 있다.


1. 군인권법을 도입해 민주 시민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가혹 행위에 대한 불복종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22살의 임 병장은 관심병사였다. 원래 가장 높은 단계인 A급 관심병사였으나 B급으로 변경된 이후 실탄과 수류탄을 보유하는 GOP에 투입되었고 지금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를 통해 군대의 관심병사 제도가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 밝혀지고 있다. 먼저 분류 문제다. 관심병사로 분류하는 기준에는 경제적 빈곤이나 성소수자, 한 부모 가정 등이 있다. 이는 소위 ‘정상’이라 불리는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관리대상으로 본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군에서 하는 인성검사 또한 형식적인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는 관리 문제다. 관심병사에 대한 실질적인 배려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군은 오히려 그들에 대해 낙인을 찍고 다른 병사들과 섞이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효용 없는 ‘그린 캠프’와 허울뿐인 면담만 이루어져 군대에 부적응하는 병사들을 더 힘들게 한다. 이러한 관심병사 제도는 정작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은 걸러내지 못하고 임 병장에게 실탄과 수류탄을 쥐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병사와 장교 모두는 군인이기 전에 인간이다. 상명하복의 군대문화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군대 내에도 기본적인 인권은 지켜지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폭력적인 행위들에 대해서는 불복종의 권리를 인정하고, 군인권법을 도입해야 한다.


2. 군사시설 주변 주민의 인권을 강화해야 한다.

군은 임 병장의 총격과 도주가 있은 지 3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를 공개했다. 군부대 주변의 주민들은 실탄 60여발을 무장한 탈영병이 있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있었다. 3시간 후에 내린 조치도 외부활동을 삼가고 집안에 있으라는 것이 전부였다. 군대는 18시간 동안 임 병장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다음날 군대와 임병장의 총격전이 일어나자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이 또한 총격전이 시작된 지 3시간이 지난 22일 오후 5시 20분에서였다. 주민들은 언론을 통해서야 상황을 파악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집안에 있으라는 명령만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것은 세월호 사건에서의 정부의 대처를 연상케 한다. 실탄을 가진 임 병장이 주민을 인질로 잡는 등 위험행동을 하였다면 더욱 큰 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노인과 저격수’라는 사진이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 임 병장을 겨냥하고 있는 무장한 저격수 옆에 한 할머니가 앉아있는 사진이었다. 군사시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훈련 지역 근처의 민가에는 포탄 파편이 떨어지기도 하고, 군사기지를 세우기 위해 삶터를 빼앗기는 주민들도 있었다. 더 이상 국익과 안보를 이유로 주민들의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3. 군사재판을 최소화하고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군사법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임 병장은 군사재판에서 사형 혹은 무기징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군 형법 53조에서 ‘상관을 살해한 사람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전쟁 상황이 아닌 평시의 군사재판의 필요성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어왔다. 최근에는 오 대위 자살 사건과 관련하여 성폭력에 대해 군사법원이 관대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뿐 아니라 ‘제 식구 봐주기’식 재판이나 괘씸죄로 과하게 형량을 부과하는 재판들도 많았다. 군사재판이라 할지라도 마땅히 누려야할 인권은 지켜져야 한다. 한 해 60만 명의 청년들이 군대에 가는 상황에서 군사법원의 폐쇄성을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4.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해야 한다.

총기난사 사건의 가장 첫 번째 문제는 임 병장처럼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험한 지역에 투입하게 된 환경에 있다. 대한민국은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들어 거의 모든 남성에게 군 복무를 강요한다. 이 과정에서 군대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일탈 행위를 벌이기도 한다. 군대 내 자살자 수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1년에 100명에 근접한 군인들이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자신의 종교나 평화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입대를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우도 문제다. 매년 600여명의 청년들이 신념을 이유로 범죄자가 되고 감옥에 갇힌다. UN을 포함한 국제단체와 많은 시민단체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하였다. 안보를 위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군대에 복무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열악한 군대환경을 당연히 견뎌야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러한 생각이 군대 내 자살이나 총기난사 사건을 낳았다. 대체복무제가 도입 된다면 먼저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감옥에 가는 청년들이 사라진다. 또한 군대가 아닌 다른 형태의 복무가 가능해짐에 따라 군대가 무조건 가야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바뀔 수 있다. 이에 따라 군대 내부의 인권을 개선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은 한국사회가 비폭력과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2014년 6월25일 
청년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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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청년 녹색당